태영호, 박원순 전 시장 재임기간 시민단체 지원 200억원 이상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일 “박원순 전 시장이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서울시가 각종 시민단체에 지원한 보조금 예산 총액이 200억5169만6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태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박원순 전 시장이 2011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듬해인 2012년 138개 시민단체가 21억8300만원을 수령한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졌었다.

구체적인 지원 내역으로 △2013년 141개 시민단체 19억4300만원 △2014년 122개 시민단체 17억5800만원 △2015년 143개 시민단체 20억3600만원 △2016년 144개 시민단체 24억4700만 원 △2017년 158개 시민단체 21억9999만6000원 △2018년 151개 시민단체 21억9000만원 △2019년 167개 시민단체 26억3870만원 등이다. 지난해에는 174개 시민단체가 26억5600만원을 수령하는 등 보조금 수령 대상과 규모가 꾸준히 들었다.

지난해 보조금을 지원받은 174개 시민단체 중에서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포함되어 있다. 정대협은 지난 2018년 7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통합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별도 법인으로 존속해 있으면서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박원순 시정 9년 동안 서울시에 등록한 시민단체도 빠르게 늘어났다. 오세훈 전 시장이 물러난 해인 2011년 12월 31일 기준으로 1278개였던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난해 11월 30일 기준으로 2295개로 급증했다. 9년간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가 1000개 이상 늘어난 것이다.

중앙행정기관이나 다른 광역시·도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증가라는 분석이다. 중앙행정기관에 등록한 시민단체는 같은 기간 1189개에서 1696개로 서울시의 절반 수준인 500개 남짓 늘어나는데 그쳤다. 광역시·도 등록 시민단체는 같은 기간 9020개에서 1만3299개로 4279개 늘어났다. 17개 광역시·도에서 늘어난 시민단체의 약 4분의 1이 박원순 시정 9년 동안 생겨났다.

태 의원실은 박원순 시정 9년간 성장한 시민단체 인력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조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태영호 의원실에 회신한 검토 의견의 주요 내용과 개선 방안에서 “비영리민간단체의 정부에 대한 재정의존이 커지면 생길 수 있는 단체의 관변화를 방지함”이 필요하다며 “민간단체 사업 추진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자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서울시에 등록하거나 지원을 받는 각종 단체들이 관변단체화 되지 않도록 종합적인 관리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에 등록돼 있거나 보조금을 지원받는 각종 단체들에 대한 실태조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